웹툰을 본 적이 없다.
어차피 영화니까 내 기준에서 영화에게 바라는 점들만 노트하리라
139분 동안 CG 기술만 실컷 구경만 했다.
보는 내내 와와와 감탄을 연발했지만 그래서 뭐? 착하게 살라는 거?
보아하니 중국을 겨냥한 듯 한데 그래도 그렇지 엄청난 자본이 들어간 영화에
계몽영화로 둔갑하는 건 좀 심하지 않나?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삶에 대한 영화인데 인간은 없고 기술만 있다는 점이다.
1. 캐릭터 부재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대체 누구인가?
관객들은 누구에게 몰입하여 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어떤 감정과 어떤 감동을 받아야 하나?
처음엔 차태현이 연기한 김자홍인 줄 알았는데
어라? 이 인물은 극 내내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
중간 쯤에는 하정우가 연기한 강림인가 싶었다.
왜냐하면 그의 전생에서 그의 아픔과 딜레마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도 아니다.
어거지를 부리자면 그나마 김동욱이 연기한 김수홍이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에 더 가깝다.
그 이유는 모든 극에서는 클라이맥스에 주인공이 직접 부딪혀서 뭐라도 해야 한다.
주인공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뭐가 되었든 간에....
그것이 곧 주제이며 영화를 만든 이유와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존재의 이유다.
그런데 이 영화는 주인공이 직접 뛰어들어 해결을 돌추한 자가 김수홍 단 한 명 뿐이다.
그러다보니 마지막에 감동은 줘야겠고 그래서 심파가 필요했던게 아니었을까?
프로들도 많은 실수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장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
캐릭터 붕괴!
차라리 김수홍을 전면으로 내세워 구조를 만들고 서브텍스트로 김자홍으로 플롯을 짰다면
훨씬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일 텐데 싶었다.
왜 그랬을까? 왜 이런 구조를 만들어 이렇게 배치했을까?
2. 주제
로그라인을 살펴보자
'인간의 죽음 이후 저승에서 49일 동안 펼쳐지는 일곱 번의 재판과정 동안,
저승차사들이 어쩔 수 없이 인간의 일에 끼어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역시나, 뭔가 확 와 닿지도 않고 돌출 가능한 주제도 모호하다.
즉, 포커스를 저승차사로 맞췄는데 극에서는 다른 것에 쏠렸다.
이렇게 되면 관객들은 실망한다.
비교하는 것을 자제하려 했는데 나의 표현력에 한계인가 보다.
영화 <추격자>의 로그라인과 주제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살인마 놈을 잡은 건 경찰도 검찰도 아니었다.
그날 밤 놈을 쫓던 단 한 명의 추격자'
영화 추격자에서 주제는 단순명료하다.
"악마는 격리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힘없고 선량한 사람이 희생당하기 때문에"
"힘없고 선량한 사람이 희생당하기에 악마는 격리시켜야 한다."
추격자는 처음부터 악마를 알려주고
영화내내 그 악마를 격리시키려고 무던히 애쓰는 경찰과 엄중호가 보여진다.
그리고 말미에 격리에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또 다른 영화 <살인의 추억>
"연쇄살인 실화극
1986년 시골마을, 두 형사에겐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미치도록 잡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살인의 추억>에는 의미심장한 주제가 로그라인에 숨어있다.
1986년 화성연쇄 살인 사건을 빗대어
그 시대의 또 한명의 연쇄 살인범을 우리가 알고 있다. 자,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관객들에게 되묻는다.
영화 말미에 박두만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살인사건의 현장에 돌아와
카메라를 뚫어지게 보며 속으로 외치는 말이다.
어떤 이는 영화는 그냥 재미만 있으면 돼 라고 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괜찮아. 이러기도 한다.
안다. 이런 저런 영화가 있어야 한다는 걸..
<신과 함께: 죄와 벌>은 무거운 소재를 재밌게 그리려 노력했다는 점은 높이 산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일부러 회피한 느낌이 강해서다.
묵직한 그 무엇을 건드려 줘야 했는데 그게 없어 허탈하고 사기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3. 구조
극 흐름은 내내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회상하고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전면에 배치되었다.
그러다보니 노멀하다 못해 전체적으로 처졌다. 그 처진 부분을 CG가 메꾸었다.
사람들이 극에서 갈등을 도래할 때 좋아하고 몰입하고 열광하는 구조와 스킬이 있다.
바로 딜레마와 비밀기법인데 비밀기법 중 특히 아이러니와 서스펜스는
사람들이 주인공에 몰입하여 흥분하게 하고 그 여운을 즐기게 한다.
극 인물과 관객이 동시에 알아가는 아이러니 기법은 영화 <살인의 추억>이 잘 다루었고
극 인물은 모르지만 관객은 알기에 주인공의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게 하는 서스펜스는
영화 <추격자>가 좋은 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인물의 외적,내적갈등과 아이러니까지 차용했음에도 그 힘은 미비하다.
왜 그럴까?
아마도 말미에 반전을 염두한 구조 흐름 때문이지 않나 싶다.
착하기만 한 줄 알았던 김자홍이 아픈 모친을 죽이려 했다는 설정
그거 하나만 믿고 간 참사가 아닐까?
다시 한 번 느낀다.
인물은 극의 주제다.
인물을 만들다 말면 주제가 모호하다.
주제가 없으면 당연히 클라이맥스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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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아홉가지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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